10월 28일 시습당
<인간을 묻다: 인간, 여전히 종교적일까?>
비종교인이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은 현대 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이다. 종교는 전통적으로 누려왔던 권위를
잃었고, 신앙은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더 이상 의무가 아니다. 종교가 선택의 대상으로 변모한 것은 물론, 종교를
믿지 않을 자유 역시 당연해진 것이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05년부터 10년 동안 종교 지형은 급격하게 변화했다.
무엇보다 종교인의 비율이 2005년 52.9%에서 2015년 43.9%로 감소했고, 비종교인은 같은 기간 47.1%에서
56.1%로 증가했다. 신도 수를 살펴보면 개신교가 9,676천명(19.7%)로 가장 많고, 불교 7,619천명(15.5%), 천주교
3,890천명(7.9%) 순으로 나타났다. 또 연령이 낮을수록 무종교인의 비율이 높았다(10대 62%, 20대 64.9%, 30대
61.6%).
베버(Max Weber)는 근대 사회의 가장 큰 특징으로 합리적 사고가 종교적 세계관을 대체하는 ‘세속화’를 꼽았다. 과학을
비롯한 합리적 사고가 주술적 사고를 현저하게 약화시켰다는 주장이다. 그 결과 종교적 가르침과 종교인의 권위는
더 이상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지 않는다. 이런 맥락에서 무종교인의 급속한 증가는 논리적인 귀결이기도 하다. 또 이
상황은 종교의 의미와 가치를 근본적인 차원에서 되묻게 만든다. 그러나 종교를 떠난 이들이 종교적 세계관마저 버린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제도화된) 종교로부터 멀어지고 있지만, 종교 그 자체, 더 정확하게는 종교적 세계관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종교적 세계관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을 비종교인으로 정의하는 경향은 ‘영성(靈性)’이라는 개념으로 포착된다.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다(SBNR: Spiritual But Not Religious)’는 표현이나, ‘무종교의 종교(Religion of No
Religion)’라는 역설적인 개념은 제도화된 종교 밖에서 최근의 변화를 암시한다. ‘템플 스테이’는 ‘명상’이라는 불교의
수행법이 종교의 경계를 넘어서 공유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맥락에서 힌두교의 수행법이었던 요가나 종교의
명상 수행법이 의료 현장을 필두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이 현상들은 제도화된 종교와 영성이 분리될 수 있음을 거듭
확인시킨다.
최근 상황은 종교의 정체성과 미래에 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진다. 이 과정에서 종교가 설득력 있는 해답을 새롭게
제시하지 못한다면, 종교를 떠나는 이들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개인의 이기적인 욕망 충족의 수단이 아닌, 최근 사회
변화를 수용해 개인의 확장된 정체성과 공동체의 공존과 행복을 목적으로 하는 ‘심층적 종교’의 출현이 절실하다. 또
인간의 근원적 종교성을 새로운 방식으로 긍정하는 ‘영적 휴머니즘’의 가치가 부각된다. 더구나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다종교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이런 필요성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Inquiry about humanity: Are people still religious?>
The rapid increase of the number of non-religious people is on e of the most striking characteristics of
modern society. Religion has lost the authority traditionally enjoyed, and faith is no longer mandated
except in some countries. Religion is now optional. People are free to not believe in religion if they
choose to. According to a survey by Statistics Korea, the religious landscape has changed dramatically
over the past 10 years, since 2005. Above all, the proportion of religious people decreased from
52.9% in 2005 to 43.9% in 2015, and the proportion of non-religious people increased from 47.1% to
56.1% during the same period. Regarding the number of believers, Protestantism was the largest with
9,676,000 (19.7%), followed by Buddhism with 7,619,000 (15.5%) and Catholicism with 3,890,000 (7.9%).
Additionally, the younger the age, the higher was the proportion of non-religious people (teens 62%,
20s 64.9%, 30s 61.6%).
Max Weber cited ‘secularization’, where rational thinking replaces the religious worldview, as the biggest
characteristic of modern society. He argues that rational thinking, including science, has significantly
weakened shamanistic thinking. As a result, religious teachings and religious figures are no longer
upheld unconditionally. In this context, the rapid increase of the number of non-religious people is on ly a
logical consequence and it raises fundamental question about the new meaning and value of religion.
However, leaving religion is on e thing, and leaving the religious worldview entirely is another. Although
people are moving away from (institutionalized) religion, they have not completely abandoned religion
itself, or more precisely, the religious worldview. The tendency to define on eself as a non-religious
person while maintaining a religious worldview is captured by the concept of ‘spirituality.’ The expression
‘Spiritual But Not Religious (SBNR)’ and the paradoxical concept of ‘Religion of No Religion’ suggest
recent changes outside institutionalized religion. ‘Temple Stay’ shows that the Buddhist practice
of ‘meditation’ can be shared beyond religious boundaries. Similarly, yoga and religious meditation
practices, part of Hindu practices, are used in a variety of ways, especially in medical settings.
These phenomena repeatedly confirm that institutionalized religion and spirituality could be separated.
Current situations raise fundamental questions about the identity and future of religion. If religion fails
to provide a new, persuasive answer to these questions, more and more people will leave religion. The
need for ‘deep religion’ is rising. Religion most relevant to recent social changes should emerge and help
its believers reach the fullness of their identity, coexist with the community, and find true happiness,
rather than pursuing selfish desires. Additionally, the value of ‘spiritual humanism’, which affirms
fundamental religiosity in a new way, should be highlighted. Aforementioned needs are becoming more
evident in Korea, a multi-religious society without precedent.
[ 발표 : 성해영,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부교수 ]
비교종교학을 연구하는 사제지간의 두학자가 만납니다.
‘인간, 여전히 종교적일까?’라는 대담은 ‘인간다움’과 ‘종교’의 새로운 의미를 성찰합니다.
나아가 종교에 대한 관심이 급감하는 이 시대에, 오랫동안 인류와 함께 했던 종교의 미래를 묻고자 합니다.
[ 발표 :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 명예교수 ]
캐나다에서 화상으로 발표를 진행
세션 참가자 모두 집중하며 강연을 듣는 모습
실시간으로 질의응답도 진행